뭐... 엄청 나돌아 다니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베타가 창궐할때 한달동안 집밖으로 나가본적이 없던거에 비하면 꽤 돌아다녔다.
이젠 걸리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 금요일부터 으슬으슬 춥더니 토요일에 드러눕고 일요일에 자가진단키트로 양성을 확인했다.
코로나세대인 우리 아이들은 코로나가 얼마나 무서운 바이러스인지 잘 알고 있다.
인생의 1/3을 코로나로부터의 위협속에서 살았으니 전쟁속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전쟁을 무서워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코로나가 '엄마'에게 왔다
토요일부터 거의 격리하다시피했으니 꼬박 3일동안 아빠랑만 지내고 있는 아이들. 사실 문만열면 볼 수 있는 곳에 있으니 엄청나게 떨어져 있는것도 아니지만 아직 어린 둘째는 매일 붙어있던 엄마가 어지간히 걱정되는 거 같다.
어제는 자꾸만 문을 빼꼼히 열길래 엄마를 보러올땐 꼭 마스크를 쓰고 와야 한다고 말해줬다.
마스크를 쓰고 문을 여는 아이는 인사만하고 또 뒤돌아선다.
왠지 짠한 마음에 좀 떨어진 거리에서
'엄마 걱정되서 왔어?' 물어보니
'응... 사실 엄마가 죽을까봐~'
이미 열도 떨어졌고 다른증상도 없지만 양성이 확인된 이상 자체 격리를 할 수 밖에 없어서 방에 있었던건데.. 아이 눈에는 안보이니 걱정이 되나보다.
남편 얘기로는
'엄마가 2층에만 있으니까 집에 엄마가 없는거 같아~'라고 했단다.
그래서 자꾸 2층으로 오르락내리락했구나~
코로나 초창기 우리가 그랬듯 아이들도 코로나에 걸리면 죽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집에 있는걸 힘들어하지 않았다. 몸으로 느꼈으니까. 그런데 엄마가 코로나에 걸렸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오늘은 저녁쯤 아이가 또다시 찾아왔다.
'엄마, 괜찮아??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먹는거 같아서~'
음식섭취는 방에서 혼자 했더니 자기 눈에는 엄마가 쫄쫄 굶고 있는것 같아보였나보다. 8살밖에 안된 어린앤줄 알았더니 다 지켜보고 있었나보다 ㅋㅋ
'엄마 2층에서 다 먹고 있어~ 아빠가 다 챙겨주는 걸~ '
걱정이 역력한 아이에게
'2-3일 있다가 만나자~엄마 괜찮아~' 라고 말해줬다.
적어도 금요일까진 격리를 해야할 것 같지만 차마 5일 있다가 보자고 할 순 없어서 좀 짧게 말했더니 카운트다운에 들어간것 같다... 아뿔사...^^;;
내일은 좀 더 걸릴것 같다고 말해줘야지...🤭
엄마만 코로나에 걸려서 너무 감사하다.
(더 아파도 되니 제발 다른 식구들에게서는 피해가길)
주변분들 얘기 들어보면 식구들이 걸리면 엄마가 제일 고생이라는데.. 이건 뭐... 방에 있어도 있는게 아냐ㅠㅠ 남편한테 미안하다 진짜 애들한테도 그렇고..
빨리 으쌰하고 나았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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