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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도네시아 일상

식용유 파동 -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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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가 떨어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팜유를 일반 식용유로 사용한다. 우리집 역시 인도네시아로 이사온 이후로 팜유를 줄곧 사용했다. 3년전, 인도네시아에 왔을때 2L에 20000룹(1800원)정도에 구매가 가능했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과 재작년, 기름가격은 스멀스멀 오르기 시작하더니, 20000룹이던 식용유가 30.000룹, 40.000룹을 치솟았다. 2배가 올랐다. 그러다 최근들어는 3배이상 가격이 오르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팜유를 구매할 수 없게 되었다. 재고가 없다. 뭐...이상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마트에 가면 있으니... 마트에서 구매하곤 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사단이났다.
이틀전부터 식용유가 떨어졌는데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판매를 안하니, 마트에 가서 사와야 했다. 미루고 미루다 오늘 동네 마트에서 식용유를 물어보니 없다고 한다. 2주전부터 식용유가 들어오지 않는단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큰 마트인데, 식용유가 없다. 아뿔사.

가격이 20000룹에서 76000룹이 되었다. 게다가 그마저도 구할수가 없다.

아무래도 식용유를 빨리 구해봐야 할것 같아서 남편은 또 다른 마트에 기름을 구하러 나섰다.

첫 마트에서는 기름을 구할 수 없었다. 생수를 파는 집에서 그나마 미니사이즈 기름을 파는걸 사왔다.
이렇게 작은 컵에 220ml씩 들어있는 기름, 바구니에 10개가 있어서 모두 가져왔다고 한다. 한달은 기름을 쓸 수 있겠구나...

아니 그런데 이게 왜 이런거야? 도대체 왜??
코로나가 터졌는데 왜 기름이 없는거야??

코로나가 몰고 온 가격상승
이런일이 한번은 아니었다. 코로나가 터지자마자 문제가 생겼던 것은 '양파가격'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양파를 잘 먹지 않는다. 대부분 중국인이나 한국인이 먹고,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한다. 그것도 중국에서. 그런데 코로나 초기, 중국에서 문제가 생겼기에 양파가 1kg에 150.000룹(13000원)까지 올라갔다. 또다른 야채들도 덩달아 가격이 올라갔다. 야채파동이었다.

마스크도 마찬가지였다. 1pack(30개)에 30.000룹(2500원) 정도 하던 마스크는 20배가 올라 500.000-600.000룹(5만원정도)까지 올라가기도 했고, 그마저도 구할 수 없었다.

손세정제나 핸드워시도 거의 5달동안 구하지를 못했었다. 분명히 유통은 되고 있을텐데 도대체가 마트에도 없고 찾아 볼수가 없었다. 돈을 줘도 구.할.수.없.었다.

나비효과인가...? 코로나가 터진 이후로 어딘가에서 부는 '작은 바람'이 인도네시아에서는 '큰 태풍'으로 몰아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게다가.....

국제원자재 상승
국제 원자재 상승 -> 식용유가격 상승.
이에 의한 인도네시아 팜유가 해외로만 수출되다보니 -> 인도네시아 국내에서는 오히려 팜유가격 상승.
대두 가격의 상승은 -> 콩유의 가격 상승으로 ->팜유가격이 덩달아 오르게 되고,
결국 인도네시아 팜유업자들은 수출위주로 비지니스를 하니, 인도네시아 서민들이 타격을 받게된다.

정말이지 이 정치.경제.사회적 논리를 책으로만 공부했던 나는 실제로 느끼니 현타가 온다.
코로나로 조금씩 올라가던 기름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직격타를 맞고 있다.

서방에서 기침을 하면 힘없는 나라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절실히 느껴진다.


마트에서 기름을 팔지 않으니 딸래미는 궁금한게 많아진다.
'엄마 왜 기름이 없어?'
'다른나라에서 기름을 다 사갔데~'
'그럼 우리 구할 수 있을때 100개 구해오자~'
'그런걸 사재기라고 하는거야~ 우리가 사재기 하면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고, 가난한 사람들은 구할 수 없게 돼~'
'그럼 기름을 쓰지 말자~ 맥도날드 가서 사먹을까?'
'ㅋㅋㅋ그래~ 근데 기름가격이 올라가니 맥도날드도 가격이 올라가게 되겠다...'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은 아니다. 몇주전부터 정부는 내수 유통을 위한 팜유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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