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철 인가봉가 - 인도네시아에서 귤먹기
똑똑똑.
이사 간다고 하니 맛있는 귤을 보내주셨다.
와~
얼마 전까지는 망고 철이어서 신나게 망고를 먹었는데
아무래도 귤 철인가 보다.
한국이 귤을 먹을 때
이곳에서도 귤이 많이 유통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재배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대부분이 중국에서 오는 귤인 것 같다.
인도네시아 제철과일은 아니기 때문에
현지 판매인들에게 사면 좋은 제품을 구하기가 어렵다.
대부분이 껍질이 두껍거나 당도가 떨어진다
속이 덜 익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보내주신 이 귤...
정말 맛있다.
그냥 딱 한국 귤이다.
껍질도 얇고 당도와 신도가 적당하니
아이들도 앉은자리에서 몇 개씩 먹어버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박스로 구매하면
이런 식으로 주시는 것 같다.
대부분은 봉지로 판매하지만
종이박스가 아닌 이런 플라스틱 박스가 일반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물건은 꽤 고가에 팔린다.
캐나다에서 살았던 나는
캐나다 한인마트 가격을 생각하고
인도네시아에 왔는데...
웬걸..-_-;; 너무 비싸다.
캐나다는 미국과 인접해 있어서
미국 안에 한국 제품들을 가공 유통하는 공장들이 있고
그러다 보니 가격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곳은 대부분 한국에서 직수입해야 하거나
말레이시아에서 만들어 온다,
직수입한 물건들은 1.5배~3배가량 비싸고
말레이시아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은
가격은 비슷하지만 맛이 조금 다르다.
(아~~~ 주 미세하게?ㅋ)
그마저도 먹는 제품들은 할랄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종류가 많지 않다.
과일이나 야채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인이 즐겨먹는
감, 배, 사과, 복숭아, 귤은
인도네시아에서 재배되지 않는 과일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직수입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일본이나 중국에서 넘어온 비슷한 아이들이 있다.
애호박이나 양파, 김장용 배추, 깻잎 등등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재배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중국에서 넘어오거나
한국인들을 타깃으로
산간지방에서 재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튼 한국에서 온 것이 좋지만
쉽게 구할 수도 없고
일정하게 구입할 수도 없고
가격도 비싸고... 할 때는
중국산이나 일본산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들보다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넓게 분포하고 있고
그들도 살아가기 위해
거래 시장을 형성해 놓았다.
한국과 비슷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감사하게도 그들의 시장을
우리도 사용할 수가 있다.
오늘 우리 집에 온 이 귤(jeruk)은
'만다린'이다.
한국처럼 껍질을 까서 과육을 먹는 방법으로 먹으려고 한다면..
당연 만다린을 먹어야 한다.
만다린이라고 쓰여있어도...
한국 귤과는 다른 경우도 많다..
씨가 있는 경우도 있고 맛이 좀 다르기도..
그리고 껍질이 너무 두껍기도 하다.
뭐... 생산지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다르겠지..
귤은 정말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나는 이곳에서 알았다.
오렌지, 자몽, 감귤, 한라봉, 등등을 제외하고도
이런 동남아에서 또 다른 귤 종류가 있다니...

이곳에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귤은
현지에서 재배되는
jeruk nipis(즈룩 니피스) jeruk bali(즈룩 발리)이다.
즈룩니피스는 단단하고 작은 초록색 귤이다.
보통은 그냥 먹지 않고
음식에 넣어서 먹는다.
라임 같은 느낌이 있는데
라임 하고는 또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으면 대부분 작은 즈룩니피스 조각을 같이 준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비타민 섭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즈룩 니피스를 음식에 넣어 먹으면서
비타민을 섭취한다고 알려져 있다.
즈룩니피스로 청을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
신맛보다는 씁쓸한 맛이 더 많이 나고
레몬이나 라임과는 또 다른 맛이어서
청으로 만들었을 때 깔끔하지는 않았다.
즈룩발리는 자몽 하고 비슷하다
하지만 자몽 하고는 또 다른..ㅋㅋ
껍질은 안쪽에 하얀 부분이 폭신 폭신하고
그 안쪽으로 과육이 있는데
음... 맛이 강하지 않은 편이다.
(내가 먹은 것만 그랬나...)
한국에서는 포멜로로 알려져 있는 것 같다.
식당에 가면 귤 주스(es jeruk)를 자주 파는데
jeruk peras로 직접 그 자리에서 과즙을 짜서
얼음과 함께 내준다.
과다 시럽 맛이긴 하지만..ㅋㅋㅋ
시~원하게 정말 맛있다^_^
우기가 시작되는 지금쯤.
마트에 가면 다양한 귤들을 맛볼 수 있다.
종류는 많지만
내 맘에 쏙 드는..
한국 맛이 그대로 나는 그런 귤은
찾기가 참 어려웠는데
오늘 우리 집에 온 이 귤은
정말 한국의 겨울을 생각나게 만드는
너무 맛있는 한국 감귤 맛 만다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