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인도네시아 일상

내 추억을 인도네시아에서 찾다니

Kak Seulgi _ wiseeonni 2021. 11.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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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추억의 물건을 파는 곳을 지나가게 됐다.

하루 종일 피곤하게 놀고

집으로 가려고 주차장을 찾던 길이었다.

너무너무 너무 피곤했던 나를

멈춰 세운 곳.

 

너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이곳에

불량식품이라고 생각했던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먹던 그 과자들과

각종 싸구려 장난감들이 가득이다.

 


추억

어릴 적 내가 살던 서울의 중랑구 중화동..

지금처럼 아파트가 들어서긴 전이니

그곳은 정말이지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그 동네였다.

 

내가 다니던 묵동초등학교 앞에는 문방구가 쫙~하니 늘어서 있었는데

그곳에서 떡볶이도 파시고

각종 불량식품도 파시고..

외상도 해주셨던 것 같다.

 

학교가 끝나면 그 문방구에서 

불량식품 하나 사 먹는 재미로 다녔던 것 같다.

50원 100원이면 사탕 하나는 사 먹었던 것 같고

예쁜 지우개 하나 사 오고

문방구를 아이쇼핑하는 것이

내 삶의 낙이었다.

 

달고나의 추억을 생각해보면

바로 그때. 그곳이었다.

 

학교 앞이라면 다들 그런 줄만 알았는데

4학년 때 일산신도시로 이사 간 이후에는

그런 옛날 냄새나는 추억을 가지지 못했다.

 


그 어린 시절의 추억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곳이 나타났다.

어릴 적 먹던 아폴로도 있고

조그마한 사탕들

입에 물고 바람 불면 휘파람 소리가 나던 캔디.

입이 파래지는 막대사탕

각종 향신료로 맛을 낸 가루가 들어있는 불량식품

뭔 맛인지 모르겠는 과자들..ㅋㅋ

 

본드 같은 것을 짧은 빨대에 붙여서 풍선을 만들던 것들..

(요곤 애들 몸에 안 좋을까 봐 차마 못사주겠....)

 

게다가 종이인형이 있다!! 와!!

이거지~~~ 그렇지~

우리 어릴 때는 다 손으로 일일이 잘랐는데~

정말 이건 안 살 수가 없었다.

 

사실 애들한테는 추억의 물건이 아니다.

그저 신기한 물건일 뿐.

아이들은 그냥 그랬는데

내가 너무 신나서

이건 어때? 이건 어때?

계속 계속 권유하게 된다.

 

아이들과 구매해본 추억의 물건들.

뭐 어느 나라나 다 같은가 봐...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왠지 일본의 향이 난다.

그래.

인도네시아도 일본의 식민지였지.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은 8월 17일이다.

그래서 한국의 광복절 8월 15일과 2일 차이가 난다.

햇수도 똑같다.

 

한국의 광복절이 일본의 패망 일이기에

그때, 인도네시아도 자유를 얻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거리가 있어서

그 자유의 소리를 듣기까지 이틀이 늦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일본의 향기가 많이 난다.

사실, 한국보다도 일본 사람들이 더 많고

일본 회사들도 더 많이 들어와 있다.

대부분의 가전제품들은 일본 회사 제품이 많다.

 

선풍기며, 냉장고, 자동차 등등 대부분이 일본 제품이다.

오히려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 제품이 비싸다.

자동차도, 전자제품들도 한국 물품이 제일 퀄리티가 높은 좋은 물건으로 취급된다.

(현대랑 삼성이 쪼콤 비싸지..ㅋㅋ)

 

그런 인도네시아이기에

아무래도 이러한 일본의 문화들도 많이 흡수된 것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아이들은 아침부터 이 신기한 아날로그 물건을 보며 신기해한다.

 

엄마! 이거 달고나 같아! 잘 못 뜯으면 안 돼!

 

정말 그렇네~

 

옷이 잘 껴지지 않는 불량이 대부분이지만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오징어 게임과 이 모든 상황이 맞물리니

정말 추억이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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