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인도네시아 일상

해외에서 집을 구하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Kak Seulgi _ wiseeonni 2021. 10. 30.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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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집을 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좋은건 돈이 있으면 된다. 

돈이 있으면 어떤 집이든 구할 수 있다.

많~이 있으면 된다.ㅋㅋ

집 한 채 값을 일 년 계약에 써버릴 수 있으면 된다.

편하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요즘 이사를 준비하면서 집을 구하려고 하니

7년 전 캐나다에서 집 구할 때가 생각났다.

 


캐나다의 춥고 추운 겨울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캐리어 하나 들고 남편과 나는 캐나다에 갔었다.

 

그곳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집을 구하는 일이었다.

남의 집 지하실에서 몇 달을 지냈었는데,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우리 가족만의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아파트란 아파트에 이메일을 보내고

우리가 살 수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

남편과 눈이 오는 거리를 헤매기도 했다.

해외는 한국처럼 중개인 제도가 잘되어 있지 않아서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 다 집인데..

왜 우리가 살 수 있는 집은 없을까..

나중에는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겠지??라고 말하며

쓴웃음 지었던...

추운 거리를 걷고 또 걷던 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러다가 우연히 연락이 닿은 아파트를 보러 간 날.

약속을 잡고 갔더니

이미 약속 시간 앞뒤로 그 집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집이 오래되긴 했지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저 우리를 받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다.

남편은 그 자리에서 보증금을 주고 집을 구했다.

그렇게 허름한 집도 매달 120만 원씩 내야 했다.

 

그렇게 그곳에서 일 년을 살고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우리는 캐나다를 떠났다.

그저 일 년을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 보험금이라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집을 구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외국인이다 보니 서로 간의 신뢰를 쌓는 일이 쉽지 않고

우리 역시 이 집이 제대로 된 집인지

알맞은 가격에 구입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게다가 해외에서의 삶은 늘 불안하다.

코앞의 계획조차 불안한 삶이기에

언제든지 당장이라도 이사할 준비가 늘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안정적인 계약을 할 수가 없다.

2년 계약을 할 수가 없고

단기로 계약하게 된다. 

(뭐 물론 돈이 있으면 그냥 사버리면 된다 ㅋㅋ)

 

인도네시아에서도 집을 구하려고 보니..

또 다른 세계다. 

10번을 이사했는데

매번 다른 상황으로 이사를 하다 보니

여기에서는 뭘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ㅠㅠ

보증금을 줘야 하나? 그럼 계약이 성사된걸 어떻게 알지?

서류는 뭘 받아놔야 하지?

혹시 하자가 있으면 어떡하지?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

고민만 많아진다. 


그런 삶이 또 시작되려고 한다.

아직 들어갈 집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 집에서 나갈 날짜는 정해졌다. 

 

ISTJ인 나에게 이런 상황이 편하지만은 않지만

ENFP인 남편은 늘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렇게 10년을 살다 보니..ㅋㅋㅋ

괜찮다.

이것도 재밌어진다.

 

아직 집을 찾지 못했다는 불안함보다는

이제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는 기대감이 앞선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랑 10년 동안 같이 잘 살고 있겠지..ㅋㅋ

 

남편은 오늘도 말한다.

너무 다행이야.

우리 가족은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게 행복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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