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인도네시아 일상

인도네시아 치과에 가게 될 줄이야...

Kak Seulgi _ wiseeonni 2022. 12. 16. 01:55
반응형

#1. 크라운이 빠지다. 

지난 7월 한국 방문의 가장 큰 목적. 치과치료였어요.

저는 4개의 사랑니를 다 뺐고, 아이들은 몇몇 충치들을 치료했습니다.

둘째 아이도 신경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워놨었는데요. 이 녀석이 며칠 전부터 그 크라운을 자꾸 만지작 거리더니.. 오늘 드디어 사고를 쳤습니다.

 

아이 말로는 크라운을 만지작 거리다가 뺐는데(그게 그렇게 빠지는 게 아닌데-_- 어우 진짜 -_-) 빼고나서 자기도 놀라 다시 끼웠데요. 그런데 그게 정확하게 들어간 게 아니어서 살짝 떠버린 겁니다. 그리고 다시 빼려니 빠지지도 않는 아주 난감한 상황이 된 거죠....

하... 진짜 엄청 열받는 상황..... 

다시 빼보려고 하니 저도 뺄 수가 없었고 1-2mm 정도 들려있는 상황이어서 잇몸에도 좋지 않고 불편감도 있고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2. 인도네시아 병원과 치과

 

인도네시아의 의료 수준은 한국에 비하면 아직은 열악합니다.

물론 기본적인 치료들은 어렵지 않게 진행되지만,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과는 비교할 수가 없죠.

펜데믹 때도 한국에 가면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도네시아에서의 치료는 열악했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살면서 병원에서 간단한 내과 치료는 늘 해왔지만 치과치료는 아직 자신이 없었어요..

간혹 지나가다 보이는 치과들은 한국 7-80년대 무면허 치과 냄새가 풀풀 났고요.

게다가 저흰 외국인이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ㅠㅠ

그래서 애초에 인도네시아 치과는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사실 치과가 그렇게 자주 갈 곳은 아니잖아요?^^;; 간혹 한국에 들어갈 때 한 번씩 치료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오늘은 정말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한국 입국 예정은 적어도 6개월 후.

자카르타 방문 예정은 2주 뒤.

하지만 아이 상태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어 보였죠...

 

#3. 한인 치과??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한인 치과를 찾아봤습니다.

자카르타에 있더라고요. (자카르타는 참 좋습니다. 없는 게 없어요 ㅋㅋ)

근데 자카르타는 2주는 있어야 갈 예정입니다. ㅠㅠ 그동안 저상태로 놔두면 더 안 좋을 것 같았어요...

 

https://goo.gl/maps/b571PxGLgCSHZtcj9

 

DH dental clinic · 4, Jl. Birah I No.3, RT.4/RW.6, Rw. Bar., Kec. Kby. Baru, Kota Jakarta Selatan, Daerah Khusus Ibukota Jakart

★★★★☆ · 치과 진료소

www.google.co.id

 

#4. 어쩔 수 없다. 인도네시아 치과.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일단 치과를 가야 할 것 같았어요.

일단은 치과의사 선생님께 여쭤봐야 할 것 같았죠.

그래서 일단 검색. 족자카르타에서 그래도 가장 유명해 보이는 곳을 골랐습니다.

다행히 9시까지 진료를 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혹시 몰라 미리 문자를 보내 놓고 치료가 가능한지 여쭤보고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5. 괜찮은데? 

깔리우랑거리에 있는 치과였어요. 

다행히 8시 전에 도착해서 정상적으로 접수할 수 있었고, 2층에서 진료를 본다고 하여 올라갔습니다.

몇 가지 여쭤보시는 것들에 대답을 하고 상황을 설명해 드렸죠.

그리고는 일단 크라운을 벗겨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넣어보셨는데.. 역시나... 사이즈가 이미 뒤틀어져서 안 맞는데요..

 

의사 선생님께서 치료를 다시 할지, 아니면 그냥 놔둘 건지 물어보더라고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냥 놔둬도 될까요?"

"제 생각엔 다른 치아들 상태도 괜찮고, 7살이면 9살쯤 유치가 빠질 테니 그냥 놔둬도 될 것 같아요~ 치료를 할 수는 있는데... 비용이 아깝지 않을까요??^^"

그렇게 크라운만 벗긴 채로 나왔습니다. ^^;; 억지로 치료를 더 진행하는 것보다는 그냥 빠질 때까지 잘 쓰다 빼는 게 낫겠더라고요 ㅋㅋ

 

크라운을 벗긴 치아를 보니, 크라운 때문에 치아가 이미 변색이 됐어요... 까맣게...-_- 

크라운 안의 모습을 볼 일이 없으니 몰랐는데, 흠...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았어요...-_-

이렇게 벗기고 있을 거면 뭐하러 크라운 씌웠나 싶었고요...... 이 눔의 아들눔...-_-

 

아무튼 그렇게 인도네시아에서 첫 치과치료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 

근본적인 치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선생님도 너무 친절하시고..(아이한테 한국어로 계속 '아파요?' 물어보시더라고요 ㅋㅋ) 여러 가지 시스템도 깨끗하고 좋더라고요.

늘 치과치료는 한국에서 해야 할 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정도면 급할 때 간단한 치료는 가능하겠다고 남편하고 얘기했네요..^^ 역시 안 해본 게 무서운 거예요...ㅋㅋ

 

소독하시는 모습이에요. 환자가 지나가면 무조건 저렇게 소독하시더라구요~
가글은 이렇게 생수를 뜯어주세요! 오우~ 좋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