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는 혼외성관계가 처벌받는다고?
얼마 전 동생에게 급히 문자가 왔다.
'누나 누나 이거 봤어?'
동생은 기독교인 우리가 걱정됐나보다. 자막으로 이슬람, 힌두, 카톨릭만 얘기했으니 나머지 3개의 종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독교인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인도네시아는 종교를 믿는 것이 필수조항이다.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처럼 돌아간다. 이 역시 역사적인 이유때문인데, 과거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러한 상황이 생겼다. 그래서 모든 인도네시아인은 판짜실라를 기반으로 종교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이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를 하나로 묶어준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6개의 종교. 이슬람, 카톨릭, 개신교, 힌두교, 불교, 유교(공자)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유대교와 토속종교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종교로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서. 그런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에 법안이 발표됐으니, 어찌보면 한걸음 물러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메인에도 기사가 떴다.
https://v.daum.net/v/20221210141005898
"관광객도 혼외 성관계시 징역 1년"···발칵 뒤집어진 이 나라
[서울경제] 인도네시아 의회가 혼외 성관계와 동거 등을 금지하는 이른바 ‘발리 성관계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내국인과 외국인 거주자뿐 아니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관광객에
v.daum.net
그렇지. 이 법안은 관광객에게도 적용되니 혼외 성관계의 문제가 될 수 있겠네..
인도네시아는 최대 무슬림이 거주하는 이슬람국가이지만 중동의 이슬람 국가와는 다른다. 이곳은 세속 국가이면서 모든 종교를 인정한다. 온건파 이슬람이 다수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도네시아에도 요즘은 보수이슬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수하르토시대(한국으로 치면 독재시절쯤이랄까..)에는 중앙의 힘이 강화되면서 인도네시아가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고 제도적으로 보수들의 움직임을 통제하던 시기였었는데 지금은 중앙의 힘이 약화되면서 국민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려고 노력하지만 이에 비해 보수들의 움직이도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이런 움직임이 계속해서 강화된다면 사실 큰 위험이기는 하다. 아직은 세속국가이지만 늘 이슬람국가로 바꾸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무슬림 거주국가이기 때문에 이슬람국가로의 전환은 굉장히 위험하다. 사실상 국민들도 그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모든 종교를 인정한다는 자부심을 가지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일부 보수들의 움직임은 그 틀을 서서히 깨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아 보인다. 무슬림 최대거주국가 이기는 하지만,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거의 3000만명은 다른 종교를 갖고 살아간다. 인도네시아 기독교 인구도 한국 기독교 인구보다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진행될 수는 없지만 늘 긴장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이 점점 극단화 되어 가는 것처럼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네가지 법안들이 그리 특별해 보이진 않는다. 이곳에선 혼외 성관계, 혼전 동거를 드러내고 말할만큼의 인식변화가 있진 않은 상황이고(실제론 많다^^;;) 인도네시아는 계속해서 6대 종교만을 인정해왔다.... 단지 이것이 약자들을 보호하는 법안이 아닌, 약자들을 집어 삼키는 법안이 될까봐 걱정 될 뿐이다.
댓글을 보다보니 인도네시아 비하 발언도 참 많고..^^;;
댓글같은거 안봐야 하는데 괜히 속상하다. 치...
한국을 참 사랑하지만 그냥 조금만 댓글 수준을 높이면 좋겠다.
나 혼자 대댓글 대나무숲ㅋㅋ
-발리와서 원나잇 하면 안된다고 비꼬는데, 쫌~ 호텔에 저녁마다 아가씨 끼고 들어가시는 아저씨들보면 내가 다 민망하다. 그러지 말자...
-위에 기사도 호주신문 기사를 인용했는데, 호주사람들 왜 먼 발리까지 여행가냐는 댓글...ㅋㅋ 지도보고 댓글 답시다~ 호주에서 가까운 나라~ 인도네시아~^^;;; 그래서 사이 안좋아요~ㅋㅋ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댓글... 인도네시아의 정치와 종교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