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이 하는 떡볶이집. 할랄소주.
아이들과 밖에서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늘 고민이다. 인도네시아음식을 그리 안좋아하는 아이들 덕분에 선택권이 극히 드물다. 족자카르타에서는 10개의 식당중에 대부분 1 중식 1 일식 8 인도네시아식이다. 그렇다보니 메뉴선택이 너무 어렵다.
오늘 갔던 말리오보로 몰에도 없었던터라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 구석 한켠에 떡볶이 집이 있다. 맛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한번 시도해보자! 하고 함께 가보았다.
나름 여러 메뉴들이 있다. 떡볶이 김밥 어묵 튀김 라면... 오호라... 요즘 핫한 핫도그까지 있다. 사실 한국인에게는 너무 익숙한 메뉴들이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어려운 메뉴들이고 수요가 없다면 유지하기가 더더욱 어려울텐데.. 궁금해졌다.
핫도그, 떡볶이, 김밥, 어묵 등등 하나씩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정말 구멍가게처럼 몰 구석 한켠에 부스 하나 마련해놓고 야외용 식탁과 간이의자 4개가 있다. 이런 가게를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왜 떡볶이를 팔고 있을까? 잘 팔릴까? 잘 만들수 있을까? 진짜 떡볶이를 먹어보긴 했을까? 등등...
20여분 기다렸을까, 몇몇 음식들이 차례로 나왔다. 핫도그가 먼저 나왔는데 초록색이다...흠...ㅋㅋㅋㅋ 뭘까... ㅋㅋ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초록색을 좋아하는건 알지만... 초록색빵도 좋아하는건 알지만... 이건...ㅋㅋ
조심스레 한입물었는데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아들래미가 잘 먹는다. ㅋㅋ
그리고 갖다주신 떡볶이와 어묵! 한입 먹었는데 오잉??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인도네시아음식이 아닌 음식, 예를 들어서 한국음식, 일본음식, 양식 등등을 먹으면 정말 왜 이런맛이 날까...싶은 맛이 있다. 특히 한국음식에 약간의 향신료를 더하기만해도 그 맛을 확 알아차릴수 있는데 이 떡볶이... 어묵... 그렇지가 않다. 특히나. 참기름을 넣었다. ㅋㅋ 이건 진짜 먹어봤다는 얘기다.
참기름은 특유의 향이 있고 인도네시아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기름이다. 그런 참기름을 사용했다는건... 한국음식에 뭐가 잘어울리는지 안다는 얘기다. 오호라~
그리고 15분여를 더 기다려서 먹은 김밥. 김밥이 늦게 나와서 뭘하나 슬쩍 봤더니 혼자서 음식을 하다보니 하나하나 볶고 있었다. 달걀을 지지고 맛살과 소세지 등등 김밥하나를 위해 열심히 만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흠... 그 맛이 궁금한데?
모양은 아주 어설퍼보이지만 한입먹어보니 오잉 맛있다. 허허허 뭐지??
단무지는 안들어갔지만 김밥의 기본은 다 해놨다. 특히 특별할 향신료가 들어가 있지 않고, 참기름을 넣었다+_+
간도 딱 맞고... 어머나. 뭐지 이 사람?
나오는 길에 너무 맛있게 먹었다고 정말 맛있다고 말해주었다. 수줍어하며 고맙다고 말하는 애띤 사장님.. 한국에 다녀온적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한다. 대학교때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고. 아하! 그래서 이렇게 맛을 알고 있었구나~
사실 한국 진짜 맛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정성으로 만들어준 사장님이 참 예뻤다. 한국인이 와서 주문했을때 당황했으려나...^^;; 아무튼 우린 너무 맛있게 먹고 나왔다.
번외...
이 곳에서는 소주도 팔고 있었다. 술은 안먹는 우리지만, 소주는 참이슬....인걸 알고 있는데..ㅋㅋ
인도네시아에서 곧잘 보이는 이 소주... 할랄소주다.
그렇지 이곳은 80%의 무슬림이 살고 있는 인도네시아다. 음식은 할랄이 아니면 안된다.
와우 소주도 그렇구나~ 할랄소주... 하하.
그런데... 소주 자체가 할랄이 아닌데?? 음?? 알콜은 안되는데?? 뭐지??
글을 적으면서 보니 논알콜이다. ㅋㅋ 술이 아닌 소주라니.. ㅋㅋ 그럼 그게 어찌 소주인가..ㅋㅋㅋ
한번 먹어볼걸 그랬네 하하하하
재밌다 인도네시아. ㅋㅋ